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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2026. 3. 12)[김창덕의 미래항공교통] 미국 교통부·연방항공청 "UAM 상용화의 핵심은 ‘운영’이다"2026-03-16

[김창덕 남서울대 빅데이터콘텐츠융합학과 교수] 도심항공교통(UAM)을 둘러싼 논의는 오랫동안 '언제 상용화되느냐'는 질문에 머물러 왔다. 어느 도시가 먼저 하늘길을 여는가, 어느 기업이 먼저 인증의 문턱을 넘는가, 어느 시점에 첫 유상 운항이 시작되는가가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현지시간 지난 9일 미국 교통부(DOT)와 연방항공청(FAA)의 발표는 그 질문의 방향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미국 정부는 이날 eVTOL Integration Pilot Program(eIPP·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 통합 조정 프로그램) 선정 결과를 공개하며 8개 과제를 확정했고, 이 사업들이 26개 주에 걸쳐 실제 운영 환경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대중은 올 여름부터 이 프로그램 아래 실제 운항이 시작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중요한 것은 발표의 무게중심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에 있지 않았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절차로, 어떤 지역에서 실제 운영을 시작할 것인가에 있었다.

이번 발표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기체가 더 많이 하늘에 오를 것이라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핵심은 미국이 UAM을 더 이상 ‘한 번 성공적으로 띄우는 기술’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서비스로 정착시켜야 하는 운영 체계’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미국이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상용화는 날짜를 정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운영의 축적이 있어야 비로소 상용화가 성립한다.

그동안 UAM 논의는 종종 기체 성능과 인증 일정, 투자 규모와 같은 가시적 지표에 집중돼 왔다. 물론 그것들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산업이 실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예약은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가. 결항과 회항은 어떤 기준으로 처리할 것인가. 정비와 교대는 어떤 체계 아래 이루어질 것인가. 민원과 소음은 누가, 어떤 책임 구조 속에서 관리할 것인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기관이 어떤 절차로 개입할 것인가. 결국 상용화는 비행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의 문제이며, 서비스는 특정한 하루의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반복을 통해 증명된다.

미국의 eIPP는 바로 이 지점을 향하고 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실증은 도심형 에어택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 여객 운송, 화물·물류 네트워크, 응급의료 운항, 자율비행 기술, 해상 및 에너지 부문 운송까지 포괄한다.

이는 UAM이 단일한 사업모델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산업임을 보여준다. 어떤 지역에서는 공항 연계형이 먼저 가능할 수 있고, 어떤 지역에서는 의료 대응형이 더 현실적일 수 있으며, 또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 간 단거리 연결이나 화물 운송이 먼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상용화란 특정 기체 한 대가 먼저 비행하는 장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임무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반복 가능하게 작동하는 상태를 뜻한다.

선정 과제의 구성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뉴욕·뉴저지 항만청은 뉴잉글랜드 권역에서 다양한 운영 개념을 검토하며 맨해튼 헬리포트 여객 운항까지 포함하고 있다. 텍사스는 여러 도시를 잇는 지역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고, 플로리다는 화물·승객·자동화·의료 대응을 단계적으로 실증한다.

다른 지역들 역시 각기 다른 운영 목적과 환경을 전제로 한다. 이 구조는 “누가 먼저 상용화를 선언하느냐”보다 “누가 먼저 운영의 문법을 정립하느냐”가 앞으로의 승부처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운영의 문법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절차와 시설, 책임과 기록의 문제다. 버티포트와 충전시설은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지상조업은 누구의 책임 아래 어떤 순서로 이루어질 것인가. 탑승객의 흐름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기상 악화나 통신 장애, 충전 지연과 같은 예외 상황은 어떤 절차로 복구할 것인가. 항공 산업에서 반복 운항은 결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반복 운항은 표준운항절차(SOP), 안전관리체계(SMS), 교육훈련, 유지보수, 관제와 공역 조정, 그리고 지역사회 수용성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UAM 상용화의 진짜 병목은 종종 기체보다 운영에 있다. 기체는 날 수 있어도, 시스템은 아직 매일 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번의 시험비행은 기술의 성취일 수 있다. 그러나 내일도, 다음 주도, 같은 품질과 같은 안전 수준으로 비행할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항공은 결국 ‘반복 가능한 신뢰’를 제공해야 하는 산업이다. 그 신뢰는 발표문이 아니라 운영 데이터로 축적되고, 시연 장면이 아니라 예외 상황을 처리한 기록으로 입증된다.

미국 기업들의 발표 역시 이 현실을 잘 보여 준다. Archer는 텍사스·플로리다·뉴욕이 eIPP에 선정된 것을 미국 내 에어택시 운영 진전의 중요한 계기로 평가하면서, 초기 운항을 위해 현지 운영팀과 인프라, 절차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oby 역시 eIPP가 여러 주에 걸친 조기 운영 기회를 열어 주며, 지역사회·공역·인프라 조율을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 모두 기체의 제원보다 운영 준비와 현장 절차, 인프라 연계를 앞세웠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이제 상용화의 중심은 제원표에서 운영체계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아쳐사의 미드나잇 수직이착륙기(Archer ‘Midnight’) 시험비행 모습. 미국 기업들도 상용화의 핵심을 기체 제원보다 운영 준비, 현지 절차, 인프라 연계에 두고 있다. 사진=Archer 홈페이지 캡처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도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UAM을 시범비행 행사, 기체 개발 일정, 선언적 로드맵의 언어로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진정한 상용화를 준비하려면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언제 첫 비행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노선에서 어떤 기준으로 매일 뜰 수 있느냐를 물어야 한다. 누가 책임지고, 어떤 기준으로 데이터를 남기며, 어떤 절차로 예외 상황을 관리하고 복구할 것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그래야만 버티포트도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운영 플랫폼이 되고, 전력과 충전도 단순 설비가 아니라 서비스 지속성의 조건이 된다.

UAM은 더 이상 ‘보여주는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입증하는 산업’으로 넘어가야 한다. 기체가 얼마나 혁신적인가는 출발점일 뿐이다. 상용화는 그 혁신이 실제 도시와 지역, 공역과 규제, 이용자와 주민의 삶 속에서 얼마나 조용하고 안전하게 반복될 수 있는가에 의해 판가름 난다. 결국 앞으로의 승부는 누가 먼저 하늘을 나는가보다, 누가 먼저 운영의 증거를 축적하는가에서 갈릴 것이다.


미국의 조비(Joby)전기 에어택시 비행 장면. UAM 상용화는 시험비행의 성공보다 실제 지역 운항으로 이어지는 운영 조율과 반복 가능성의 축적에서 완성된다. 사진=Joby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교통부와 연방항공청의 3월 9일 발표가 바꾼 것은 일정표가 아니라 질문 그 자체다. 이제 UAM 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언제 뜨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매일 뜰 것이냐”다. 미래는 먼저 선언하는 나라의 것이 아니라, 먼저 운영을 증명하는 나라의 것이다. UAM 상용화의 핵심은 결국 비행 그 자체가 아니라 운영의 완성도에 있다.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공학연구원 교수, 동대학원 산학협력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남서울대학교 대학원 빅데이터콘텐츠융합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UAM(도심항공교통) AAM(첨단항공교통) 과학기술과 운용’이 있다.


김창덕 남서울대 빅데이터콘텐츠융합학과 교수cdkimuam@nsu.ac.kr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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